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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재욱


 과거에 닌텐도 Wii에 대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STP 분석을 설명하며 그 예로 닌텐도를 들었던 글(게임기 하나로 가족의 생활 패턴을 바꾸다 - 닌텐도와 STP 분석)입니다. 이 글의 끝에서 닌텐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들은 또다른 시장을 찾던가, 혹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들고 현재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합니다. 이 것이 가능해 진다면 닌텐도는 지금의 영광을 쭉 이어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과거에 소니에게 왕좌를 내주었던 그 시절로 돌아갈 것입니다. 

 날로 치열해져만 가는 게임 시장에서 닌텐도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쟁자들에 대해 잘 파악하고, 새롭게 전략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 글이 쓰여진지 불과 1년 6개월여만에 닌텐도는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주력 제품이라 할 수 있는 닌텐도 DS와 닌텐도 Wii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닌텐도처럼 뛰어난 기업이 왜 이런 위기 상황을 다시 겪게 되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마케팅 환경 중 경쟁의 범위에 대해 알아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닌텐도의 상황을 진단해 보겠습니다.

'경영학, IT를 보다'에 두 번 등장한 최초의 사례가 된 닌텐도

분석을 위한 이론: 경쟁 환경

 경쟁 환경

 경쟁 환경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시장의 형태를 가정해야 합니다. 보통 우리는 '과점(Oligopoly)' 시장을 가정하지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독점이나 완전 경쟁의 경우는 현실 세계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경쟁의 범위

 경쟁의 범위는 크게 산업내 경쟁, 특정 산업간의 경쟁, 소득간의 경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영어로는 Brand Competition, Category Competition, Income Competition 이라 부릅니다. 
 경쟁의 범위를 잘 정하는 것은 향후 전략을 수행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이 경쟁해야 될 경쟁의 범위를 작게 설정할 경우 예상치 못한 경쟁자를 만나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경쟁에서 패배할 수 있으며, 경쟁의범위를 너무 넓게 설정할 경우 지나치게 많은 사항을 고려하여 비효율적인 분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무슨 말인지 개념이 잘 안 잡히시죠?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경영을 할 때, 다른 기업과의 경쟁은 필수적입니다. - 출처: istockphoto.com -

 1. 산업내 경쟁(Brand Competition)

 산업내 경쟁은 동일한 제품군 내에서 브랜드간 경쟁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특정한 한 산업 내에서 회사끼리 경쟁하는 상황을 일컷는 것이지요. 가장 좁은 의미의 경쟁으로 가장 높은 경재의 강도를 보입니다. 
 축구화의 예를 들어볼까요? 축구화를 사려고 하는 경재는 나이키, 아이다스, 퓨마 등 다양한 브랜드를 놓고 고민을 시작합니다. 한 산업내에 있는 경쟁 브랜드를 대상으로 제품을 선택하는 상황이지요. 경쟁에 있어 가장 일반적인 이런 상황을 산업내 경쟁이라고 합니다. 

 2. 특정 산업간 경쟁(Category Competition)

 특정 산업간의 경쟁은 산업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다른 산업으로 분류된 기업 사이에서 경쟁이 일어날 경우를 말합니다. 
 특정 산업간 경쟁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철도 산업입니다. 미국의 철도 산업은 미국에 황금기를 가져다 주었고,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대표적인 운송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철도 산업도 자동차 산업과 항공 산업이 발달하자 빠른 속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산업간 경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소비자를 다른 산업에 빼앗기고 만 것입니다.
 뒤에 다룰 닌텐도의 예에서도 이러한 산업간의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됐다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철도 산업은 미국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다줬지만, 경쟁의 범위를 너무 협소하게 설정하여 몰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 출처: http://mikes.railhistory.railfan.net/ - 

3. 소득 경쟁(Income Competition)

 소득 경쟁은 가장 넓은 의미의 경쟁입니다. 사람은 누구나(심지어 빌 게이츠 조차도) 제한된 소득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매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서로간에 경쟁 관계에 놓여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소득 경쟁입니다. 가장 넓은 의미의 경쟁으로 경쟁의 강도는 가장 약합니다. 하지만 점점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시대에서는 갈수록 그 의미가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아까 언급한 축구화를 사려고 하는 경재의 예를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경재는 축구화를 사기 위해 10만원을 모았습니다. 축구화의 경쟁 브랜드를 비교하던 중,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이 떠올랐습니다. 지난 번 기념일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경재는 자신의 축구화를 살지, 여자친구에게 10만원짜리 귀걸이를 선물할지 고민을 합니다. 이러한 경우를 소득 경쟁이라고 하며, 같은 자원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모든 제품이 경쟁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경쟁의 범위를 잘 정하는 것은 향후 전략을 수행함에 있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경쟁 수준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경쟁자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단기적으로는 산업내 경쟁을 고려해야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득 경쟁의 수준까지 고려를 해야 합니다. 

 경쟁자 분석

 경영 상황에서 경쟁자에 대한 분석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질적으로 우리와 소비자를 공유하고 있는 주체들을 파악하고, 그들의 전략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쟁자에 대한 분석을 위해서는 1) 경쟁자의 핵심 목표를 파악하고, 2) 마케팅 전략을 판단하며, 3) 경쟁자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4) 경쟁사 대비 자사의 장단점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전략을 세움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절차, 경쟁자 분석. - 출처: seanseo.com -

 그럼 다시 닌텐도의 이야기로 돌아가 그들의 경쟁 상황을 알아보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닌텐도의 현재 주력 제품 분석
 
 닌텐도의 주력 제품은 모두가 알다시피 닌텐도 DS와 Wii입니다. 이 두 제품에 대한 설명은 과거의 글(게임기 하나로 가족의 생활 패턴을 바꾸다 - 닌텐도와 STP 분석)의 '닌텐도의 반격' 부분부터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가볍게 소개만 하겠습니다.

 닌텐도 DS

 닌텐도 DS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기를 만들자'라는 모토 아래 탄생한 휴대용 게임기입니다. 누구나 들고 다니며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터치 스크린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터치 스크린이라는 전혀 새로운 컨셉을 집어넣음으로써, 사용자들이 보다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왼손과 오른손을 쉴세 없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머리 속으로 사고하고 손이나 펜슬을 이용해 터치하는 형태의 게임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성장에 울상을 짓고 있는 닌텐도 DS

 닌텐도 Wii 

 닌텐도 Wii는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게임기를 모토로 출발한 콘솔 게임기입니다.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모션 컨트롤러를 통해 직접 몸을 움직이는 재미를 주는 방식입니다. 이는 여태까지의 콘솔 게임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제품이었고, 가족 타겟을 대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닌텐도에 엄청난 성공을 안겨주었던 닌텐도 Wii

닌텐도가 생각지 못한 경쟁자의 등장

 위의 두 제품을 통해 게임 시장의 왕좌에 복귀한 닌텐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큰 시련을 겪습니다. 바로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가 닌텐도 DS의 막강한 경쟁자로 부상한 것입니다.

 닌텐도 DS의 위기

 모두가 아시겠지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는 휴대용 게임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들은 분명히 닌텐도 DS의 시장 점유율을 야금야금 잠식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애플의 제품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등의 스마트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 닌텐도 글에서도 지적했듯이 닌텐도는 절대적으로 게임 소프트웨어의 숫자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OS를 탑재한 디바이스들은 앱스토어라는 막강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등에 업고 방대한 양의 게임 소프트웨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앱스토어는 정말 단순한 게임부터 화려한 게임까지 각양각색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기에 닌텐도가 규모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일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MP3 플레이어가, 휴대폰이 휴대용 게임기의 경쟁자가 되다니요! 이처럼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서는 다른 곳에서 발 빠르게 침투해 들어오는 경쟁자를 놓치기 십상입니다
 닌텐도가 스마트폰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동안, 닌텐도 DS는 2010년 한 해에 무려 13%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맛 보아야 했습니다. [각주:1] 휴대폰의 게임 시장 점유율은 53%나 성장했는데 말이죠.
 
졸지에 닌텐도 DS의 강력한 경쟁자가 된 아이폰 - 출처: dvice.com -

 닌텐도 Wii의 위기

 하지만 닌텐도의 위기는 단순히 닌텐도 DS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2008년에 돌풍을 일으켰던 Wii의 판매량은 2010년 들어 30%나 하락했습니다. [각주:2] 소니의 PS3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는 큰 성장을 이룬 것을 생각한다면, 뼈 아픈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닌텐도 Wii의 위기는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소니의 PS 무브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키넥트는 PS3나 XBOX 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경쟁자입니다. 모션을 인식하여 게임을 한다는 측면에서 Wii와 훨씬 유사한 게임 방식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경쟁의 강도가 더 센, 보다 좁은 범위의 경쟁 체제가 형성된 것입니다. 특정 산업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환경 속에서 산업내 경쟁까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니 닌텐도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별도의 컨트롤러가 필요없이 '내가' 컨트롤러가 되는 MS의 키넥트 - 출처: slashgear.com -

위기의 닌텐도,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까?

 닌텐도는 다시 한 번 치열한 경쟁의 바다 속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산업간 경계가 금방 허물어지는 요즘 시대에서는 폭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경쟁자의 움직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는 깨달음을 줍니다. 
 제가 2009년에 닌텐도에 대한 글을 쓸 때만 해도 닌텐도의 아성을 무너뜨릴 기업이 많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각종 언론에서는 닌텐도의 성공적인 Turn Around를 찬양하기 바빴습니다. 그렇게 들뜬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경쟁자들이 조금씩 조금씩 힘을 키워,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이 많이 역전된 것을 보니 참 무섭기도 합니다. 
 2011년은 각종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이 더욱 빠르게 확장되어 나갈 것이고, 이는 닌텐도의 경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하지만 닌텐도가 가만히 두 손 놓고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보진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겠지요. 닌텐도가 이러한 경쟁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 향후 전략의 행보가 궁급해집니다.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여러 블로거 및 네티즌 분들과 생각,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잘 읽으셨다면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추천도 부탁 드리고, 의견도 꼭 남겨주세요. RSS 구독 버튼은 오른쪽 메뉴바에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 출처: 미국 시장조사 기관 interpret http://blog.daum.net/hoonheui/37 [본문으로]
  2. 출처: 더 게임스 기사 http://www.mobilegame.co.kr/game_news/?process=read&nid=60927 [본문으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제 좀 변화를 줄 때도 된 것 같아요
    애플처럼 개인 개발자에게도 오픈을 해야 할 것 같구요

    • 예, 여러모로 닌텐도도 변신을 꾀하고 있을겁니다. 닌텐도 DS와 Wii가 나왔을 때의 창의력과 혁신력이라면 다시 한 번 Turn Around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2.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얼마전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로 주변 사람들과 했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지하철에서 이제 닌텐도를 하는 사람을 볼 수 없다고.. 모두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 라고 ...
    오랜만에 이와같은 글을 읽으니 또 기분이 청량해집니다.
    추운겨울 감기조심하세요^^

    • 그러게요. 저도 요새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들이 무가지 신문을 읽고 있거나 휴대용 게임기를 만지고 있었는데, 요새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더군요. 세상이 참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날이 안 풀려서 계속 추운데, Pinkwink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

  3. 확실히 iPhone/iPad/iPod의 게임기화는 닌텐도의 생각치도 못한 시련이죠
    그리고 절대 불가능할꺼라고 생각해왔던 키넥트의 상용화는 정말 충격이구요.

    아무튼 키넥트를 통한 조작이 시대를 어떻게 바꾸어 갈까 기대도 됩니다.

    • 맞는 말씀입니다. 닌텐도 입장에서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펀치가 날아온 기분일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나탈' 을 MS가 발표할 당시만 해도 이렇게 빨리 키넥트가 상용화될지 몰랐구요. ^^
      참 여러모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도 정말 궁금합니다.

  4. 그리고 엑스박스의 무브도 있죠~~ 카메라와 컨트롤러를 동시에 쓰는..
    아마 보급형이 WII 가 돼고 엑스박스의 무브와.. 키넥트의 경쟁이 궁굼해지내요,,
    (무브는 소니껀가요,?) 이제,, 닌텐도 3DS 가 나온다는데,,
    이것은,,3D 이면서 "칩" 도 쓰지만 게임을 다운로드 할수도 있다는군요..
    닌텐도가 개발자를 위해 소스를 공개한다면,,
    닌텐도의"다운로드센터(?)" 가 앱스토어처럼,,,,,
    꿈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