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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2010년에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모두들 새해 마음먹은 일들 잘들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도 올해 몇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 중 '블로그와 트위터를 열심히 하자'는 목표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난해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소홀히 했다는 반성을 많이 해서요 ^^ 비록 제가 쓰는 글이 보통은 트렌드와 많이 떨어진 글이라 인기가 적은(?) 면도 있어 아무래도 게을러지는 면이 있는 것 같으니, 글이 뜸해지면 질책도 해주시고 하기를 이 자리에서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지난번 글(위 링크 참조)에서 예고했던 대로 저희에게 귀중한 일감을 주신(?) 오르그닷에 대한 소개와 이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약간 글을 쓰는 방식을 바꿔서 Q&A 방식으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물론 여기서 다루는 질문 리스트는 직접 질문을 받은 것은 아니고, 이번 프로젝트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묶은 것입니다.


Track 1.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기업을 두고 말하는 것인가요?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이 워낙 다양한 의미를 포괄할 수 있다보니 이에 대한 명시적인 정의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설명을 찾다보니, 그 중에서는 위키피디아의 설명이 가장 사회적 기업의 의미를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우리의 척척박사(?) 위키의 설명을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Social enterprises are social mission driven organizations which apply market-based strategies to achieve a social purpose. The movement includes both non-profits that use business models to pursue their mission and for-profits whose primary purposes are social.

물론 이번에도 제멋대로 친절한(?) 의역은 들어갑니다. (번역기 돌린거 아닙니다 ㅠㅠ)

사회적 기업이란 시장에 기반한 전략을 기반으로 공익적인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단체를 일컫는다. 사회적 기업의 활동은 비즈니스 모델을 온전히 그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사용하는 비영리적인 활동과 공익적인 목적을 최우선시 하며 동시에 이윤도 추구하는 영리적인 활동을 모두 포괄한다.


이 정의를 바탕으로 기존의 단체들과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기업과 비교를 해보자면, '영리 추구'가 최우선적인 목표인 기존의 기업들과는 달리 사회외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소셜 임팩트'를 최우선적으로 설정하며 동시에 영리도 추구하는 기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각주:1]. 사단법인 사회적기업연구원에서는 이에 대해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이라는 표현으로 한방에(!)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의 알기 쉬운 예가 있을까요?

아쉽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회적 기업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다양한 유명인사들이 앞장서서 사회적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으로 많은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예로는 케이블 TV 쇼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가 연 사회적 기업 형태의 레스토랑 FIFTEEN를 들 수 있는데요, 이 레스토랑에서는 도시 빈민층의 청소년들을 구제하고, 이들이 요리사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FIFTEEN 홈페이지에는 이곳을 '졸업'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수기들이 많으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림, 참 쉽죠?"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했던 밥 아저씨처럼 "요리, 적당히 하면 됩니다"로 많은 이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며 널리 유명해진 제이미 올리버. 하지만 그가 도시 빈민 구제와 직업 양성을 위하여 유럽 전역에 레스토랑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가로서의 이러한 모습을 인정받아 그는 2010년 TED AWARD를 받게 되었습니다.  


Track 2. 오르그닷과 윤리적 패션

오르그닷은 어떤 회사인가요?

오르그닷은 패션산업에 "윤리적"인 가치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회적 기업입니다. IT기업(다음)에서 일하시다 패션업계에 뛰어드신 김진화 대표님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관행과 대우가 만연한 패션산업에 "윤리적 패션"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자 하는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회사입니다. 회사에 대한 자세한 소개라거나, 김진화 대표님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오르그닷의 블로그나 예전에 저희가 포스팅한 인터뷰 글을 참고하세요.


회사 옥상에서 친환경 의류 제품들과 사이좋게(?) 사진을 찍고 있는 오르그닷 식구들. 가운데 유쾌한 표정으로 웃으명 앉아 계신 분이 김진화 대표님입니다. 이 사진에 오르그닷이 하는 일과 성격이 모두 담겨 있는 것 같네요. 블로그 글을 위해 특별히 사진을 찍어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 아참, 오르그닷 회사는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초입에 있으니 거리를 걷다가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번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위치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윤리적 패션이란 무엇인가요?

윤리적 패션은 패션산업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병폐들을 치유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산업'을 이루기 위한 움직임을 일컫는 운동입니다. 최근 많이 벌어지고 있는 공정 무역 운동과 비슷한 성질의 운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세계일보에서 이와 관련하여 좋은 기사를 싣고 있으니 참고삼아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르그닷이 추구하는 윤리적 패션의 구체적인 지향점이 궁금합니다.

패션산업에 만연해 있는 병폐는 제3세계 빈국의 노동착취로부터 환경 파괴까지 다양하게 걸쳐져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병폐를 치유하기 위한 운동의 방식도 다양할 수 밖에 없겠죠.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환경"과 "노동"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노동"의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의류에 부가되는 가치는 21세기에 들어서도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그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에게 그 부가가치가 제대로 환원이 되지 않고 착취 등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 3세계에서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노동 착취라거나, 보조 디자이너들에 대한 과도한 착취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서 지적과 비판을 받았지만 수십년째 그 관행이 사라지고 있지 않죠. 윤리적 패션 산업은 이와 같은 착취를 해소하고 산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 노동에 따라 얻어지는 부가가치를 '공정'하게 분배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산업구조 내지는 유통구조를 지향합니다. 오르그닷은 세계 최고의 봉제기술과 디자인파워를 지니고 있으나 국내 의류산업의 불황으로 인하여 생활기반을 위협받고 있는 국내 봉제노동자들과 디자이너들에게 안정적인 일감과 합리적인 수익을 보장함으로써 국내 의류산업의 구조를 윤리적으로 혁신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한번 살펴볼까요. 지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여러 방면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패션업계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은 익히 들으셔서 많이들 짐작하고 계시리라 짐작합니다. 굳이 제3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환경 파괴가 아니라도 형광 증백제 범벅의 순백색 티셔츠까지 알게 되신다면 아마 적잖이 충격을 받으실 것 같습니다. 윤리적 패션은 친환경 소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의류를 생산하기 위한 전 과정에서 유해한 화합물의 사용을 줄이는 등의 노력을 통해 패션업계에서 환경에 끼쳐온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패션산업을 구축해 나가고자 합니다. 오르그닷에서는 이와 같은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윤리적 패션을 선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Track 3.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 

윤리적 패션을 지향하기 위해 오르그닷이 채택하고 있는 접근방식은 무엇인가요?

먼저 설명하기 쉬운 환경 측면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르그닷은 Evil-White 캠페인을 통해 환경을 파괴하는 주된 프로세스들을 생산공정에서 제거한 무표백, 무형광, 무염색 의류 라인업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현재는 B2B를 중심으로 이와 같은 친환경 의류제품을 먼저 공급하지만, 밑에서 말씀드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여 공급해 나가는 방식으로 점차 저변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친환경 의류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생각이 있으시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연락해 보세요~)

한편, 노동 측면에서 오르그닷이 접근하고 있는 방식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이번 프로젝트 윤리적 패션플랫폼 2.0과 직결되는 부분입니다. 기존 패션산업에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인 과도한 유통마진을 줄이고 위계에 의한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 오르그닷은 하청을 통해 봉제노동자들과 디자이너들에게 일감을 주는 구조를 디자이너와 봉제노동자들이 수평적으로 매개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오르그닷은 이들간의 매개체가 되는 역할을 하구요. 이와 같은 구조를 그림으로 보시면 아래와 같습니다.


오르그닷의 윤리적 패션플랫폼 2.0의 기본적인 개념도. 디자이너와 봉제공장이 모두 회사 아래에 수직적으로 위치하고 있는 기존의 구조와 달리 오르그닷은 그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함께 산업을 풀어가려는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르그닷이 player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윤리적일 것'!
 

이러한 네트워킹 과정에서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공정하게 이윤이 분배되도록 조율하는 것도 물론 오르그닷의 몫입니다. 오르그닷은 봉제공장에 일감을 주는 댓가로 수수료를 취하는 기존의 방식을 취하지 않는 대신, 작업환경과 최저임금조건 등의 부문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이를 지키도록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봉제공장의 노동자들이 현실적인 임금을 받으며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합니다. 이것이 위의 그림에서 나타난 "생산 네트워크"의 개념입니다.

한편, 디자이너들에게 공정한 수익배분을 꾀하고자 하는 "유통 네트워크" 측면을 살펴볼까요? 오르그닷은 앱스토어와 비슷한 방식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제공하고, 판매 및 마케팅을 장려하도록 합니다. 이는 이전 김진화 대표님과의 인터뷰에도 언급이 되어 있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화되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르그닷은 이를 통해 인디 디자이너들의 경제활동을 보조하고 더 나아가 일인기업으로 독립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재고나 의류생산, 판매처 등의 걱정 없이 창의적인 의류제품 디자인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앱스토어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가져온 것과 같은 효과를 의류산업에서도 꾀하고자 하는 것이죠. 오르그닷은 10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이러한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6000여 스타일의 의류제품을 내놓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 네트워크 플랫폼"과 "유통 네트워크 플랫폼"을 구축하여 이를 바탕으로 윤리적 패션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오르그닷의 채택한 방식이자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의 요지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앱스토어는 비단 정보통신 업계에만 변혁의 물결을 가져온 것이 아닙니다! 오르그닷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한 유통 플랫폼.


왜 윤리적 패션 플랫폼이 아니라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인거죠?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1.0은 어디로가고 2.0부터 시작하냔 말입니다! (물론 농담입니다 ^^;;) 준비하는 프로젝트에 2.0이라는 숫자가 붙은 이유는 짐작하시겠지만, 이 프로젝트가 웹 2.0의 개념을 상당부분 차용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비자가 웹 2.0 기반의 쇼핑몰을 통해 구매단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상당히 고심을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내에 일반 소비자들이 의상이나 코디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이를 오픈 소셜과 연계시킴으로써 이들이 "프로슈머"로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도록 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기능을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채택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홈페이지가 지저분하지 않도록 최근 트렌드에 맞게 주의를 기울여 사이트맵을 구성했습니다. 이정도 되면 그래도 2.0이라는 숫자를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요?



Track 4. VC와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 구축 프로젝트

그럼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 프로젝트에서 Value Creators분들이 한 일은 무엇이죠?

저희의 멤버 구성(전기공학부만 6명이죠)을 미루어 보신다면 저희가 할 만한 일은 사실 짐작이 가능하시겠죠? 저희는 이번 윤리적 패션 플랫폼 2.0 프로젝트에서 유통 플랫폼의 front-end라고 할 수 있는 웹 2.0 기반의 쇼핑몰의 기획과 설계를 맡았습니다. 더불어 쇼핑몰에 통합이 가능한 패션 스타일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을 구현하였습니다. 설계한 쇼핑몰은 단순히 컨셉만 잡은 것이 아니라 후에 전문 용역업체에서 본격적으로 사이트를 구축할 때 의도한 바를 100% 구현될 수 있도록 사이트맵 구조도에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은 수준에서의) 웹페이지 프로토타입, 그리고 ERD(Entity-Relationship Diagram)를 함께 만들어 오르그닷 측에 제공하였으며,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파트의 경우에는 구현한 프로토타입을  노동부 주최 2009 소셜벤처 전국경연대회에서 시연하였습니다. 아래의 스크린샷들을 통해 이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쇼핑몰 웹사이트의 사이트맵과 프로토타입. 외부 시연용이 아닌 관계로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고, 사용자가 쇼핑몰을 이용할 때의 Process Flow만을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구매를 하려는 사람이 디자인 마켓플레이스에서 디자인을 골라 의류상품에 직접 적용해 보고, 더 나아가 이를 위젯과 오픈소셜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경험을 쉽고 물흐르듯이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기능을 가진 쇼핑몰이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는 최대한 쉽고 단순하게 만들어 보다 우수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물론 마켓플레이스에 올라갈 디자인의 양과 질이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부분일테지만 말이죠 :)


설계한 쇼핑몰 웹사이트에 대한 Entity-Relationship Diagram(ERD). ERD는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자료들과 이들간의 상호관계를 정의하는 관계도를 의미합니다. 이 경우에는 쇼핑몰이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한 데이터(계정 정보, 주문 정보, 상품 정보, ...)들과 이들간의 관계(계정정보와 주문정보의 관계 등)를 정의한 관계도를 말하는 것이겠죠. ERD를 체계적으로 정하지 않고 Process Flow만 고려해서 주먹구구식으로 웹페이지를 만든다면 데이터 구조가 꼬여 웹사이트가 지저분해지고 유지 및 보수가 매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ERD의 중요성에 대한 글은 이 글을 참고하세요.


패션 스타일링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회 시연용 프로토타입. 원래 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윤리적 패션플랫폼 구현 프로젝트에 1차적 과제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웹 2.0의 양방향 소통성과 유통 플랫폼에 소비자들을 Lock-in 하기 위한 유인으로 채택을 고려하였으며, 시각적으로 보여줄 만한 꺼리가 좀 있어서 소셜벤처 경연대회 때에도 심사위원단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컨셉을 설명드리자면, 유통 플랫폼 내에 있는 의류들을 모아서 mix & match된 일종의 '코디'를 사용자가 만들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며 서로 평가하는 컨셉입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은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polyvore 서비스를 참고해 보세요.


앞선 글에서 프로젝트가 '프로보노' 활동이었다고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가요?

지난번 글을 통해, 프로보노 활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이 지닌 전문분야의 재능이나 지식을 기부하는 일종의 "전문화된 봉사활동"이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프로보노는 라틴어 '공익을 위하여'라는 의미를 가진 "Pro Bono Publico"라는 말에서부터 나온 단어로, 원래는 변호사를 선임할 수 없는 개인이나 저소득층들을 위하여 보수를 받지 않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했다고 합니다[각주:2]. 하지만 사회가 전문화되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게 되면서 기타 전문분야에 대한 무료봉사로 점차 확대되어갔다고 하네요. 

프로보노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예로는 미국 내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할인점 타겟(Target)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타겟은 그들이 전미에 걸쳐 구축한 유통망과 그를 바탕으로 한 각종 노하우를 바탕으로 범죄수사와 법 집행을 도왔고, 그들의 점포에 가정 폭력에 대한 긴급 신고 핫라인인 NDVH(National Domestic Violence Hotline)을 구축함으로써 사회 안전망 확충에 기여하였다고 합니다[각주:3]. 이러한 활동들은 모두 기업이나 어떤 단체의 이익과는 별개로 공익을 위하여 그들이 가진 전문성이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일반적인 봉사활동 이외에도 이와 같은 프로보노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SK Telecom이 이러한 프로보노 활동에 가장 열심인데요, 오르그닷도 프로보노 봉사단으로부터 이번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나 경영 전반에 대해 자문을 받은 바 있다고 합니다. 한편 이러한 대기업 이외에도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여 소셜컨설팅그룹(Social Consulting Group)을 조직하여 다양한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 벤처기업 이로운몰의 사례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왜 프로젝트를 구현단계까지 끝맺지 않고 그친 것인가요?

이 점에 있어서 저희 내부에서도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진행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를 두고 많은 회의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프로토타입 작성 단계까지만 일을 맡은 이유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현실적인 제약 때문이었습니다. 우선 모든 멤버들이 각자의 일을 두고 전력을 다할 수 없었던 점이 가장 컸구요. 상거래 플랫폼의 구축까지는 저희와 오르그닷이 전력을 다한다고 하더라도 여건상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판단 또한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오르그닷도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방식을 프로젝트 내의 과업을 여러 단계로 분리하고, 저희와 같이 프로보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각 단계를 해결해 나가는 형태로 구상하고 장기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점은 오르그닷이 프로보노 활동을 하는 분들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저희가 걱정하지 않고 저희 역량에 맞는 정도로만 과업을 잘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렇다면 앞으로 이 프로젝트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건가요?

오르그닷은 현재까지 주로 친환경 단체복 등의 B2B 비즈니스에 주력을 하며 내실을 다지며 프로젝트를 천천히 준비하고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소셜벤처 전국경연대회에서의 최우수상 수상을 계기로 하여 기획단계에 있는 현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구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B2C 비즈니스를 실현하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다보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분들이 저희가 그랬던 것 처럼 오르그닷을 많이들 도와주고 계시니 과정 중에 다소 어려운 점이 있어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 함께 응원을 해주는 것은 어떨까요? :)



마치면서

어떻게 하다보니 이번 글은 프로젝트 소개글 보다는 오르그닷을 홍보하는 성격의 글이 된 것 같아서 혹시 독자분들께서 다소 의아해 하시지 않으셨을까 걱정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분들께서 사회적 기업은 물론이거니와 윤리적 패션에 대해 생경할 것을 감안하고, 거기다 오르그닷이라는 회사에 대해 소개를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 자체가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다소 길게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통해 사회적 기업과 윤리적 패션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번 글에는 저희가 실제로 프로젝트를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그래서 사회적 기업에서는 투자에 대해 획득한 이득을 알아보는 지표인 ROI(Return on Investment) 뿐만 아니라 투자로 인해 파급된 "사회적 가치"를 알아보는 지표인 SROI(Social ROI)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SROI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http://en.wikipedia.org/wiki/Social_Return_on_Investment 을 참고하세요. [본문으로]
  2. 한글 위키피디아 프로 보노 페이지 참조. http://ko.wikipedia.org/wiki/프로_보노 [본문으로]
  3. http://donorscamp.tistory.com/439 [본문으로]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장문의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있겠지만, 이런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시도가 꼭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 감사합니다. 저희도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프로의식이야 가지고 있지마는)

      "완전한 프로집단도 아닌 저희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이 정도 하는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시작을 하고나니 이렇게 하나하나 노력이 쌓이다보면 결국 완성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만 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지만, 일단 움직이면 한발짝이라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

  2. 음.. 뭔가 심오하고 어렵군요..
    짐 날밤을 새고 있어서.. 잘 정리가 안됩니다..ㅎ

    주말 잘 보내세요~

    • 헉... 쉽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ㅠㅠ 사실 쓰면 쓸수록 내용이 자꾸 늘어나서 보시는 분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얼마든지 주저하지 마시고 질문해 주세요! 아는 한에서 성심성의껏 답해드리겠습니다. ㅎㅎ

  3.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서 익혔네요...
    재미있는 말이군요...

    읽으면서 또하나의 시도를 통해 서로가 좋은 재산을 쌓았다는 사실에 부럽기도 합니다.

    팀으로 일하기 어려우실텐데 대단하십니다^^

    • 하하 감사합니다 ^^

      사실 따뜻한 방바닥에 앉아서 현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만 하는 것 보다 조그마한 일이라도 해보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예상외로 성과도 좋고 반응들도 좋으셔서 황망할 따름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내부적으로 처음 일을 하는 것이다보니 시행착오도 꽤 많았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그러한 '시행착오' 에 대해서 말해볼까 합니다. 저희 삽질의 기록에 대해 궁금하시면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4. 역시 윤리적이란 단어하나에 사회적 기업의 의미가 좀 더 부각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

    • 그만큼 윤리적이라는 단어에 걸리는 의미가 막중하다는 것 아닐까요. 자사의 성장을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기업들이 횡행하는 가운데, 이러한 윤리적 기업들이 많이 나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5. 박태원 2010.01.21 13:35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사회적 기업이 부족한 능력 중 하나인 플랫폼 구축을 도와주신다니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특히 사회적 기업과 가장 거리가 있어 보이는 패션 업계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보기 좋네요..

    이러한 사회적 기업에서 프로젝트 하실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요?
    그냥 궁금해서요...ㅋㅋ

    • 기본적으로 김진화 대표님께서 플랫폼에 대한 구상을 훌륭하게 하셔서 저희는 쉽게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처음에야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define이 잘 안되어서 조금 헤맸던 것도 있지만, 대충 확정이 되고 난 다음에는 그런대로 순탄하게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사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회적 기업에서 프로젝트라고 다른 기업에서의 프로젝트와 크게 차이가 있지는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대회를 바라보고 준비를 한 점이랄까 이런건 보다 색다른 감이 있었지만요. 이런 점들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다뤄볼까 합니다. 기대해 주세요 ^^